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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설국 저자/줄거리/느낀점카테고리 없음 2025. 6. 1. 19:49
『설국』은 일본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대표작으로, 눈 덮인 지방을 배경으로 한 남녀의 애절하고도 허무한 사랑을 그린 작품입니다. 정적 속에서 피어나는 감정과 무너지는 감정선이 섬세한 묘사와 함께 펼쳐지며, 삶의 덧없음과 인간의 고독을 아름답고도 날카롭게 그려낸 명작입니다.
저자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1899년에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1972년까지 활동한 일본 근대문학의 거장입니다. 그는 일본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1968년 『설국』을 비롯한 작품들이 동양적 미의식과 정적이면서도 깊은 감성을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 부모와 가족을 모두 잃고 고독 속에서 자란 그의 삶은 작품 속 인물들의 내면에 깊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그의 문체는 간결하면서도 시적인 미를 띠며, 복잡한 감정을 담담한 표현으로 전달하는 데 탁월한 감각을 지니고 있습니다. 가와바타는 자주 인간 존재의 쓸쓸함, 덧없음, 그리고 감정의 미묘한 흐름을 주제로 삼으며, 서양 문학과는 차별화되는 동양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세계 문학계에 독자적인 자리를 구축했습니다. 『설국』은 일본의 전통적인 미학과 인간의 내면을 담은 대표작으로, 눈에 덮인 고요한 지역과 그 안에서 피어나는 비극적인 사랑을 통해 인간의 운명과 감정의 복잡함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그의 작품은 일본 특유의 자연과 문화, 그리고 인간의 내면 세계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독자에게 오래도록 잔상을 남기는 힘이 있습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그는 일본 문학의 세계적 위상을 높였으며, 『설국』은 그 문학적 정수로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줄거리
『설국』은 도쿄 출신의 지식인 시마무라가 눈 덮인 지방으로 온천 여행을 오면서 시작됩니다. 그는 도시에선 경험할 수 없는 고요한 자연과 이국적인 분위기 속에서 게이샤인 고마코를 만나게 됩니다. 고마코는 순수하면서도 강한 생명력을 지닌 인물로, 시마무라와 감정적으로 엮이면서 복잡한 관계를 형성합니다. 시마무라는 그녀에게 매혹되면서도 끝까지 한 발 떨어져 있는 태도를 보이며, 관계는 깊어지지 못한 채 끊임없이 어긋납니다. 고마코는 점점 더 시마무라에게 마음을 열지만, 그는 스스로 감정에 완전히 빠져들지 못하는 자신을 느끼며 내면의 허무함을 자각하게 됩니다. 또한 이 지역에서 만난 다른 여성 요코의 존재는 그의 마음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며, 세 인물 간의 관계는 점차 애매하고 복잡하게 얽혀갑니다. 이야기의 말미, 병든 요코의 죽음과 고마코의 절규는 이들의 비극적 결말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며, 사랑조차도 덧없는 인간사의 일부임을 암시합니다. 전반적으로 작품은 눈 덮인 배경처럼 차갑고 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인간의 감정과 관계의 부조화를 서정적으로 그려냅니다. 서사보다는 이미지와 정서에 집중된 이 작품은 독자에게 ‘무엇을 느끼는가’를 묻는 형식으로, 문학적 여운을 길게 남깁니다. 일본 전통의 미의식이 자연 묘사와 인간 심리에 섬세하게 녹아들며, 외면의 고요함과 내면의 격동이 교차하는 아름답고도 슬픈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느낀점
처음에는 솔직히 조금 지루할 줄 알았습니다. 큰 사건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담담하게 흐르는 이야기라서요. 그런데 읽을수록 그 안에 숨겨진 감정의 깊이가 느껴졌고, 조용히 스며드는 느낌이 너무 좋았습니다. 시마무라가 고마코를 대하는 방식은 솔직히 좀 이기적이고 답답했지만, 어쩌면 그게 인간의 본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군가에게 끌리면서도 전부를 내어줄 용기는 없고, 그러다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떠나버리는 모습이 참 씁쓸했습니다. 고마코는 너무 순수하고 진심이었는데, 그런 그녀가 점점 더 상처받고 무너져가는 게 안타까웠어요.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의 절규는 마음이 아프면서도 너무 인상 깊었어요. 눈이 계속 내리는 설국이라는 배경이 이들의 사랑을 더욱 외롭게 만들었고, 그 풍경이 지금도 머릿속에 남아 있을 정도입니다. 사랑이라는 게 서로 바라보는 감정이라기보단, 어쩌면 엇갈림을 전제로 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진짜 같았어요. 읽고 나면 괜히 마음이 허해지고, 무언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남습니다. 차분하지만 강렬한 잔상, 그게 『설국』이 가진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은 이후로 사랑에 대해, 그리고 감정의 진정성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고, 무엇보다 문학이 얼마나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지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다른 작품들을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